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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ing Room

분발하지 않는 그리스

시간이 별로 없는 그리스가 아직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군요. 
빚독촉하던 채권자들이 원금까지 깍아주겠다는 데(Hair Cut)...정신못차리고 있는 건 아닌지....




Aris Messinis/AFP/Getty Images

Greece's Finance Minister Evangelos Venizelos speaks during a press conferense in Athens, Greece, on Jan. 31, 2012.


말뿐인 '빚쟁이' 그리스 탓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스에서 9일(이하 현지시간) 2차 구제금융 지원조건 수용 여부에 대한 막판 협상이 또 결렬됐기 때문이다. 한 달 넘게 지속된 이 협상이 결렬되자 전 세계가 분노했다. 그리스 내부에선 갚지도 못할 구제금으로 공멸하느니 차라리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택하잔 주장도 나왔다.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또 불발

 현지 국영 NET TV에 따르면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와 과도정부 구성을 지지한 3개 정당(사회당, 신민당, 라오스) 당수들이 9일 새벽 1시까지 7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들 3개 정당이 앞서 총리와 국제사회가 정한 구제금 지원조건(연금삭감)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이날 밤 협상 재개를 약속했으나 전 세계의 비판을 면치 못했다. 8일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한 유로존 재무장관은 "(그리스)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느냐"며 "개혁이행을 지체하는 그리스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제금 집행 관계자도 "그리스에 긴축을 재차 권하기 지겹다"고 말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디에고 이스카로는 "그리스가 약속을 거의 어겨 신뢰를 잃었다"며 "(현 경제상황보다) 향후 개선의 여지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게 더 심각하다"고 평했다. 

 그리스는 지난 2년간 부채규모 감축을 위해 공기업 민영화, 납세회피 단속 등 대대적인 개혁을 국제사회와 약속했다. 당초 약속대로라면 그리스 정부는 공기업 매각으로 오는 2015년까지 500억유로(약 74조1000억원)를 확보해야 했으나 지난해 국영통신회사(OTE) 매각액은 17억유로(약 2조5100억원)에 그쳤다.

 또 '세금카드'로 납세회피를 단속하겠다는 노력도 용두사미로 끝났다. 이는 소비자에게 세금카드를 발급해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마다 세금이 기록되게 하는 조치다. 지난해 그리스 정부는 세금카드로 납세 사각지대 등 그림자경제를 샅샅이 뒤져 지난해부터 2년간 총 69억유로(약 10조원)을 확보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급된 세금카드는 2000여개에 불과하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5%(2200억유로, 약 326조3400억원)에 달하는 그림자경제 가운데 세금회피로 누락된 금액은 약 450억유로(약 66조7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차라리 디폴트가 답" 

 이런 가운데 그리스 내부에선 아예 디폴트하잔 주장도 나왔다. 갚을 수도 없는 대출을 받느니 차라리 디폴트해버리자는 것. 

 아테네 대학의 경제학 교수 야니스 바로우파키스는 구제금은 전 세계 누구에게도 해답이 될 수 없으며 "그리스는 전형적인 파산 문제를 안고 있어 즉각 디폴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인들도 막대한 구제금을 들여 적자를 키우고 경제를 망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