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ding Room

그리스 뱅크런...하루 7억유로 인출사태

최근 연정 구성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그리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그리스 금융시장이 불안에 휩싸였다. '그리시트' 현실화에 대한 불안한 투심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하루 동안에만 그리스 은행에서 7억유로(약 1조360억원)가 빠져나가는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뱅크런)가 일어났다. 상황이 이러하자 독일과 프랑스는 시장 안정을 위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는 당초 유로존 해법으로 긴축을 고집했던 독일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신재정협약 재협상을 통해 그리스의 긴축 거부 요구까지 수락할 의향이 있음을 밝힌 셈이다.


■그리스, 연정 구성 또 실패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의 중재 실패로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또 실패했다고 15일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다음 달 중순께 새 총선을 치를 예정이라며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새 총선 실시를 관리하기 위한 임시정부 구성을 위해 모든 정당 대표들에게 16일 회동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재 외신들은 다음 달로 예정된 총선에서 급진 좌파 성향의 제2당(시리자당)이 승리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총선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신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제2당인 시리자당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 긴축적 성향의 시리자당은 구제금융 지원조건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어 다음 달 총선에서 제1당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반 긴축적인 정부가 출범할 경우 구제금융 지원이 중단돼 이르면 다음 달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어 유로존 탈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른바 '그리시트' 시나리오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다음 달로 예정된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집행 전까지 차기 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이르면 6월 초 자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런에 그리스 시장 '발칵'

그리스 안팎으로 다음 달 총선에서 제2당인 시리자당이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그리스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그리시트' 시나리오에 압도된 투자자들이 잇따라 예치해뒀던 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나선 것(뱅크런)이다. 지난 14일 하루 동안 그리스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7억유로에 이른다. 여기에 그리스 은행들이 받은 독일 국채(분트) 매수 주문까지 더하면 총 8억유로(약 1조1800억원)에 달한다.

'그리시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미처 예금을 인출하지 못한 예금주들은 그리스 옛 통화인 드라크마화로 돌려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드라크마화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예금주들은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을 찾아 해외 은행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예금은 지난 2009년 채무위기가 시작된 이후로 꾸준히 해외로 이탈했다. 지난 2년간 해외 이탈 자금은 월평균 20억~30억유로에 달하며, 지난 1월엔 50억유로(약 74조500억원)에 달했다.

■獨-佛 "그리스, 유로존 남아라"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5일 첫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며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스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우리가 그리스의 경제성장을 도우리란 것을 그리스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랑드는 특히 "앞서 유세 기간 당시부터 강조했던 것에 이어 오늘은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신재정협약에 성장 기조를 포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날 반 긴축적인 정책적 노선을 재확인했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정책 노선을 그동안 메르켈이 고수했던 긴축 기조에서 성장 기조로 비틀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FT는 다만 이들 정상이 유럽에 대한 양국 공동의 책임을 언급, 우호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메르켈은 "유로존 성장에 대한 방법론에 있어 올랑드와 공통점이 있다"며 "양국이 아이디어를 내고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랑드도 "유럽은 프랑스와 독일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길 고대하고 있다"며 양국의 "균형 있고 존중하는 관계"를 강조했다.




유로존 탈퇴 시나리오를 언론에 흘리며 그리스를 압박하던 프랑스와 독일이 실제로 뱅크런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자 당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가 올런지도 모르겠다.


유로와 파운드는 계속 내리막길.....해결책이 나올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