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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행동이냐? 침묵이냐? 드라기 총재연설 주시

유럽중앙은행(ECB)이 행동하느냐, 침묵하느냐를 두고 세계 금융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유로존 4위 경제국 스페인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개입할지, 최근 불거진 성장협약에 대해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정책회의가 열린다. 금융권 중론은 현행 1%로 기준금리 동결이다.

금융권은 금리 결정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 이후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기자회견을 연다.


◇"스페인 위기 아직..6월 금리인하·개입 없다"




베렌버그 뱅크의 홀거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금리 인하나 국채 매입에 반대한)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와 싸울 정도로 유로 위기가 악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6월 금리 인하가 가까웠다고 암시하지 않고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을 강조할 것"이라며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없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단스케 방크는 ECB가 오는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암시하기보다 유로존 정치권에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지지할 것이란 뜻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협약 한 발 더 나갈까? 

외신들은 스페인 재정위기가 과거보다 악화된 상황이지만, ECB가 오는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암시하거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과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시행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ECB의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는 전문가는 적었다. RBS의 닉 매튜스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상황이 뚜렷하게 악화돼야 국채매입프로그램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성장협약에 대한 ECB의 구체적인 입장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성장협약'이란 구체적인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도, 유럽 대륙의 여론을 성장협약 쪽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유니크레디트 뱅크의 에릭 F. 닐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재정 건전화를 천천히 달성하자고 이야기하기보다 성장에 대한 유럽의 광범위한 접근에 더하여 예산 삭감을 보완할 성장 촉진적 개혁을 이야기했다"고 상기시켰다.

닐센 이코노미스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를 포함한 몇몇 정치인들은 성장협약이 어떤 것이 될지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이 있지만 재빠르게 성장 마차에 뛰어올랐다"고 강조했다.

언스트 앤드 영의 마리 디런 자문가는 "재정 긴축 정책이 필요하고 불가피하기 때문에 (성장 대 긴축이란 개념은) 지나치게 단순화됐다"며 "그러나 유로존이 긴축이란 단일 초점에서 성장 촉진적 개혁을 시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가 경제에 대한 평가를 좀 더 낮춰 잡겠지만, 성장협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칼 B.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주제가 유럽 재정위기를 지배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소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아무도 심지어 우리조차도 드라기 총재가 하려고 생각하는 것 또는 제안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실마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