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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CDS 뇌관`과 신용등급 강등

예상되었던 바와 같이 그리스 채무 재조정 협상이 타결 되었지만 여전히 터져 나오는 그리스 관련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로 강등했고 그로 인해 민간 채권단의 CDS가 터질지 모른다는 소식입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2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C로 강등했다. 정크 등급으로의 강등은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조건이 나온 이후 이뤄졌다.

피치는 이날 그리스 디폴트가 단기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피치는 국채교환이 완료되면 그리스가 제한적인 디폴트에 있는 것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지난해 6월 이를 처음으로 경고한 바 있다.

국채교환이 이뤄지면 은행과 여타 민간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채무 1070억 유로가 탕감될 예정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1일 그리스 민간채권단으로부터 채권 손실률을 50%에서 53.5%로 조정하는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그리스 민간채권단 손실부담(PSI)에 관한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 간 합의 내용을 존중한다" 며 "그리스 국채의 명목가치 기준 손실률을 53.5%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민간채권단에 채무 조정을 위한 국채교환을 요청한 후 다음 달 8~11일 국채교환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리스는 다음 달 만기 도래하는 채무를 갚고 무질서한 디폴트를 피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디폴트 등급은 단순한 절차상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그리스는 추가 구제금융 확보와 민간채권단의 부채 탕감 타결 이후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정부지출 추가 삭감 관련 긴급 법안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금과 보건, 교육비 지출이 5억7000만 유로 삭감되는 등 올해 32억 유로가 추가로 삭감될 예정이다.

의회는 다음 주 초 추가 긴축안과 재정개혁안에 대해 표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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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민간 채권단 사이의 채무 재조정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이라는 뇌관이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해 1300억유로에 이르는 2차 구제금융 지원을 확정하면서 다시 CDS의 디폴트 조항이 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CDS는 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체결하는 파생상품거래로, 해당 국가에 디폴트 등 크레딧 이벤트가 생길 경우 트리거가 된다. 이 때 CDS 매수자는 디폴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되고 매도자는 손실을 떠안게 된다.

NYT에 따르면 채무 재조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리스는 최대한 많은 국채를 재조정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손실 탕감에 반대하는 국채 보유기관의 CDS 거래가 발동할 수 있다는 것.

현재 그리스는 60% 이상의 채권자들이 손실 탕감에 동의할 경우 모든 채권자들이 강제로 이를 따르도록 하는 집단행동조항(CAC)을 포함시키기 위해 법안을 전날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법안이 승인되면 모든 채권 보유자들이 강제적으로 손실탕감을 하게 되고 이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CDS가 발동될 수 있다.

CDS 트리거 발동여부를 공식 판단하는 국제 스왑파생금융협회(ISDA)의 스티븐 케네디 대변인은 "만약 한 투자자가 110억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교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 채권 발행자는 지급을 중단하고 이는 CDS를 발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가 국채교환에 반대하는 채권자에게 국채 이자 지급과 원금상환을 거부할 경우 이는 CDS거래에서 규정한 크레딧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럴 더피 스탠퍼드대 교수도 "(이로 인해) CDS가 트리거가 될 가능성에 대해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CDS 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CDS는 보유 국채에 대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체결하지만, 이를 매도한 거래 상대방이 파산할 경우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거래 쌍방 모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AIG그룹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AIG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모기지증권이 급락하면서 CDS 거래 상대방에게 추가적인 담보물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현금자산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결국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았다.